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 힘들어진다.

내가 생각한 것들이 기준이라 생각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행동하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고 내가 말한 것에 예기치 않은 언행을 보이면 바로 상처받는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보며 니가 어떤 상황이다. 넌 이렇다 라고 말하면 친구는 아니란다. 자긴 사랑하지도 않고 상대에게 폭 빠져있지도 않단다. 그런데 누가보기에도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면 다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이고 만다.
왜 자기한테 그런말들을 하냐며 그럼 자기는 어떻게 해야하냐며 말문이 막히게 한다.

간만에 동호회에서 친한 사람들을 만나 공연을 봤다. 보고 나서 술자리도 가졌다.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말이 잘 통하는지 모르겠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왜 그렇게 생각하냐며 답이 날아온다. 마치 날 비난하는 것 같아 바로 상처받고 말문을 닫아버렸다. 술자리에 가서도 말들이 오갔다. 이미 상처받아 닫혀버린 입이 열리지 않다. 주고받는 말들 사이로 들어갈 틈새가 보이지 않는다. 경청하며 있다가 기회를 노리고 겨우 한마디 들어갔다. 그런데 내겐 그네들이 주고받는 반응이 없다. 또다시 상처받는다. 그네들이 말하는 게 무언지 모르겠다. 내가 있는 세계와는 많이 다르다. 아니 반 정도는 같은 세계일지 모르나 내가 말하는 것과 그네들이 말하는 방식이 다른 건지 같은 내용인데도 내가 말하면 반응이 없다. 내 말들은, 문장들은 이해되지 않고 그저 흩뿌려질 뿐이다. 또다시 상처받는다.

술잔이 비어지지 않는다. 안주도 보통보다 적게 먹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과의 자리에선 먹어지지 않는다. 흡수되지 않는다.
기분이 좋지 않을때 술이 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생각해 보면 내 상태를 나타내기 위한 작은 시위 같기도 하다.

내게서 뱉어지는 말들은 왜 인정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걸까.
말꼬리라도 물고 바로바로 반격하던 예전의 내모습은 어디로 간 걸까. 
대화에서 대응 못해 져버리고 무시되고 뒤처지다 항상 돌아오는 길에 되새김질하며 마땅한 답변을 그제서야 생각해 낸다.
왜 항상 이모양일까. 이렇게 말했으면 상대가 내게 반격하지 못했겠지. 이러면서..

내 기준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내가 상처받게 되는 이유는 상대도 자기 기준만 옳다고 생각해서다. 이런저런 생각이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 건 이해해 주면서 왜 내 생각은 무시하는 건가, 라고..

자격지심의 최정상에 올라있는 기분이다. 근래 항상 이렇다.
누구를 만나건 항상 상처받고 아물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당시는 괜찮다. 알아갈수록 이모양이다. 친하다가 사이가 소원해지면 견딜 수가 없다.
상대가 날 피한다는 생각이 들면..

내 존재가치가 0이 된다고 생각되어 견딜 수가 없다.
뭔가를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점점 0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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