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깔아놓은 잔디가 물을 머금에 잘 자리잡을 거라 하는데 난 할머니 있는 곳 흙이 무너져내릴까 걱정돼..

할머니 안 추워? 추위 많이 타서 아랫층에 살다가 같이 사는 거잖아. 천식 심해서 계속 보일러 땠는데... 거긴 많이 안 추워?

할머니 혼자 추운 곳에 두고 온 거 같아서 너무 슬퍼..  비도 내리고 땅속은 얼마나 추울까.. 할머니 춥지 마.. 천식 더 심해지면 안 되잖아..


엄마 아빠랑 셋이 마루에 앉아서 미스터 김 나오는 드라마를 봤어. 할머니도 즐겨 보는 건데.. 이번 주가 마지막인데 할머니는 다 못 보고 갔네..

소파에 앉아 티비 보던 할머니가 자꾸 떠올라.. 할머니가 일찍 잠들어도 우리가 티비 볼 때면 작은 방에서 나와서 화장실 가거나 소파에 와서 함께했잖아..  자꾸 기억나... 할머니가 작은 방에서 나오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 티비 보는 게 너무 힘들어.. 자꾸 눈물이 나..


아무도 없을 때 할머니한테 신경질 부리고 히스테리 부리고... 너무 미안해.. 내가 왜 그랬을까? 내 분에 못 이겨 나 혼자 열내고 집어던지고 왜 그랬을까? 할머니 많이 섭섭했지? 할머니가 나 째려보기까지하게 만들고 정말 미안해.. 내가 정말 못된 손녀야.. 완전 불효녀야..


자고 있으면 신장 안 좋아서 자꾸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 걸 할머니 죽고 나서야 알았어.. 난 할머니한테 관심도 없는 못된 손녀야..

왜 자꾸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지도 몰라서 짜증 내고.. 우리 자는 모습 언제까지 볼지 몰라 매일 보는 거 잠에 깨서 짜증 내고.. 매번 짜증만 내고.. 미안해.. 


할머니 죽은 모습 봐도 하나도 안 무서웠어.. 나 못된 짓 완전 많이 했는데도 할머니가 안 무섭게 보였어.. 나 실감이 안 나.. 할머니가 내 방문 열고 난 할머니가 문 연 거 알면서도 뒤돌아보지도 않고 무시하는 못된 손녀였어.. 그냥 우리가 궁금해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그랬을 텐데 알면서 나 왜 그랬을까?  엄마 아빠한테도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줘..


엄마가 나 우는 거 보고 힘들어할까 봐 엄마 앞에서 안 울려니 너무 힘들어.. 


할머니... 지금 있는 곳 정말 행복하지? 할머니 너무 깔끔하고 지저분한 거 못 참아 내가 오히려 짜증 내고 화냈던 거 미안해.. 나 할머니가 싫어하는 거 안 하도록 할게.. 할머니 나 잘 지켜봐줘... 사랑해.. . 할머니 언제 안아봤는지 기억도 안 나.. 엄마랑 같이 사진도 안 찍어줘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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